목록끄적끄적들/Life (75)
2000년대 후반 등장한 당대 힙합씬 최고의 루키듀오 2009년에 데뷔한 아메바컬쳐 소속이었던 대구광역시 출신 삼민호 이센스(E-sens)와 부산 출신 사이먼 도미닉(Simon Dominic, 줄이면 사이먼 디, 더 줄이면 쌈디.)의 힙합 듀오. 2010년을 전후해 오버그라운드에서 큰 인기를 얻은 팀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해체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해체하지 않았다. 사이먼 도미닉의 경우 공연과 방송에서 수없이 슈프림팀 Forever를 외치고 다니고, 몇 년전 라디오에서 슈프림팀은 절대 해체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으며, “나중에 시간이 흐르고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 되면 슈프림팀을 다시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쌈디가 인스타에서 슈프림팀 관련 게시물을 모두 지우고, 이센스를 언팔하고,..
나는 꾸준히 돈까스를 사먹는다. 지금까지 내가 살았거나 여행했던 곳에서 돈까스를 최소한 한번씩은 사먹었다. 어디에나 있으며, 맛있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바삭바삭한 튀김옷에 두툼한 고기는 언제나 환영이다. 부산 최초로 먹었던 곳은 돈까스 전문점은 아닌 김밥천국 이었다. 초등학생때였는데, 가격은 4500원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가족과 함께 먹었다. 나의 서툰 칼질에 엄마가 돈까스를 한조각 한조각 잘라주던 기억이 난다. 돌이켜보면 최고의 기억들중 하나다. 그 이후로 엄마에게 매일 돈까스를 사달라고 했다. 중,고등학생일때 도서관에서 공부할때면 도서관식당에서도 기어코 제일 비싼 돈까스를 사먹곤 했다. 힘든 수험생활에서 몇번의 칼질후 베이먹는 돈까스는 작지만 확실한 위로가 되..
(재생버튼을 눌러주세요~) 바람이 차가워졌다. 사람들은 반팔보단 긴팔을 입기 시작했다. 에어컨 리모콘에는 먼지가 쌓이고 선풍기를 다시 창고에 넣는다. 2018년의 여름은 목포에서 보냈다. 관광이 목적은 아니었고 목포의 공무원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했다. 하숙집을 처음으로 경험하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그룹을 이뤄 함께 공부했다. 학원의 체력단련 시설에서 턱걸이를 매일해서 지금은 와이드그립으로 11개까지 늘었다. 고등학생 이후로 제일 열심히 공부했다. 아니, 인생에서 제일 열심히 공부했다. 땀흘리고, 또 흘렸다.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또 전진했다. 그리고 학원수업이 끝나면 학원생들과 하숙집의 정자 앞에서 맥주를 참 많이 마셨다. 옆방 친구와 캔 맥주도 많이 마셨다. 세상은 참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머리는..
시작 국내 3위 규모의 대형서점에서 1달간 알바를 했다. 평소 서점 알바에 대한 로망도 있었고, 그쪽 업계의 공기를 피부로 느껴보고도 싶었다. 경험 서점 알바의 종류는 크게 물류와,캐셔2가지 종류가 있다. 나는 2가지를 모두 다 해봤다. 고객 응대는 둘다 공통으로 수행한다. 보통 물류의 경우에는 알바천국이나 알바몬에서 도서진열등으로 홍보하여 모집하지만, 사실 도서진열만 하는 알바는 없다. 물류라고 하는것은 서점으로 오는 신품을 옮기는일, 서점에서 출판사로 반품하는 서적을 옮기는 일을 지칭한다. 캐셔의 경우에는 계산을 주업무로 한다. 물류일을 하면서 느낀점은 새로 들어오는 서적 만큼이나 반품하는 서적도 많다는 점이다. 반품의 경우에는 기간 내에 팔리지 않아 되돌려 주거나, 출판사측에서 요구하여 돌려주는 경..
김해도서관에서 오전 10시 김애란 작가의 강연이 있었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가 열 손가락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대표작으로는 영화화된 소설 두근두근 내인생이 있고, 최근에는 바깥은 여름이란 작품이 나왔다. 사실 그녀의 작품을 읽어 본적은 없지만, '최연소 이상문학상 수상작가' 라는 타이틀때문에 궁굼해서 강연에 참가했다. 강연의 토픽은 소설의 공간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건 사실 형식적인 것이고 실질적인 주제는 소설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쓰게 되었는가, 어떤 작품을 지향하는가 등등이었다. 본인의 가정사 얘기로 강연이 시작됬다. 인천에서 태어났고 아버지는 이발소일을 하시고 어머니는 칼쿡수집을 하시고 위로는 2명의 언니가 있다고 했다. 아버지가 태권도 선수가 되길 원하셨다고한다, 실제로 태권도에 재능이..
운 명사 (이미 정하여져 있어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운(天運)과 기수(氣數) 운은 뒤에서 날아오는 돌 같다. 앞에서 날아오는 어쩌면 피할 수도 있지만 뒤에서 날아오는 돌은 피할 수가 없다. 물론, 그 돌이 짱돌인지, 황금인지는 알수 없다. 살다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상항이나 사람들을 만날때가 있다. 20살때 근무지를 발령받을 때가 생각난다. 근무지는 4곳이었다. 경기도,강원도,전라도,경상도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상부에서 지시한대로 가는것이었다. 직업군인의 의무 복무기간은 4년이었기 때문에 4년의 삶을 살아갈곳이 결정되는 것이었다. 나는 경기도로 발령이 났다. 평택에서 1년 인천에서 3년을 근무했다. 그곳에서 친구와 여자를 만났다. 많은 선후배와 만나고 헤어졌다. 경기도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
겁 [명사] 무서워하는 마음. 또는 그런 심리적 경향. 살아오면서 불량배에게 돈을 뺐긴 적도없고 집에 강도가 들었던 적도 없다. 군복무시절 최전방에서 위험한 상황을 몇번 겪긴했다. 솔직히 살면서 가장 겁이났던 경험을 꼽으라고 하면 잘 모르겠다. 하지만 가장 길게 지속되었던 공포는 있다. 하프마라톤을 뛸 때 였다. 처음 도전한 하프마라톤 이었는데, 사실 충분한 연습을 거치지 않았다. 12월달 말이었던가, 한해를 마무리하고 한해를 다시 시작하는 의미였다. 구름은 흐리고 비는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절반인 10km를 넘기고 난 후 14km의 지점을 넘기고 나서부터 무릎이 욱신거리고 발바닥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빗방울은 점점 더 거세졌다. 발은 계속 전진하며 앞으로 나아갔지만 머릿 속으론 수십 수백가지 생각..
술 명사 -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어 마시면 취하는 음료. 몇일동안 잊었다가도 금새 생각난다. 물론 여자는 아니다. 어릴때는 술을 왜 마시는줄 몰랐다. 처음 맛봤을 때는 쓰고 역한 맛 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맛이 없다고 느꼈다. 나이를 먹어 갈수록, 쓰고 역한것으로 다스려야 할 것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간혹 가다 내가 취한건지 세상이 취한것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갈때가 있었다. '혼술'이란 단어가 유행어가 되는 시대다. 4캔에 만원하는 편의점 수입맥주가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BJ들의 술먹방 영상도 많은 조회수를 가지고 있다. 박재범이 락네이션과 계약후 해외 유명아티스트들과 작업한 첫 곡의 제목은 'SOJU'였다. 자취하며 공부할때는 혼술을 참 많이했다. 술을 먹어야 잠들 수 있었다. 때로는 살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