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에 대하여 본문
나는 꾸준히 돈까스를 사먹는다. 지금까지 내가 살았거나 여행했던 곳에서 돈까스를 최소한 한번씩은 사먹었다.
어디에나 있으며, 맛있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바삭바삭한 튀김옷에 두툼한 고기는 언제나 환영이다.
부산
최초로 먹었던 곳은 돈까스 전문점은 아닌 김밥천국 이었다. 초등학생때였는데, 가격은 4500원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가족과 함께 먹었다. 나의 서툰 칼질에 엄마가 돈까스를 한조각 한조각 잘라주던 기억이 난다. 돌이켜보면 최고의 기억들중 하나다. 그 이후로 엄마에게 매일 돈까스를 사달라고 했다.
중,고등학생일때 도서관에서 공부할때면 도서관식당에서도 기어코 제일 비싼 돈까스를 사먹곤 했다. 힘든 수험생활에서 몇번의 칼질후 베이먹는 돈까스는 작지만 확실한 위로가 되곤 했다.
평택
20살이 넘어 부산을 떠나서 처음 가본 도시는 평택이었다. 그곳에서도 퇴근후에 줄기차게 돈까스를 시켜먹었다. 서울 왕돈까스라는 곳이었는데 가격에 비해 양이 엄청 많은 곳이었다. 왕돈까스의 매력을 처음 느꼈다. 아주 맛있지는 않지만, 배부르고 든든하다. 직접 방문해서 사먹은 적도 있고 퇴근 후에 배달시켜 먹은 적도 있다. 그 당시 낯설었던 근무지에서도 돈까스는 아주 친근했다. 아주 피곤한 날에는 술을 먹을 기운조차 없는 날에는, 그냥 돈까스를 먹고 잠들었다.
인천
평택에서 인천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인천에는 아주 오래된 음식점이 많았다. 옜날 중국집들도 많았고 오래된 돈까스 집도 많았다.. 인천에는 3대 돈까스가 있다. 씨사이드 경양식, 잉글랜드 왕돈까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기억이 안난다. 2개 다 옜날 경양식 스타일로, 옜날 돈까스의 매력을 맛 볼수 있었다. 손님들도 젊은 연령층보다는 중장년층이 많았다. 수십년째 방문하고 있는 단골들 같았다.
씨사이드 돈까스 같은 경우에는 삶은 병아리콩과 완두콩을 곁가지 반찬으로 주었다. 클래식했다. 잉글랜드 돈까스 같은경우에는 인테리어부터 클래식했다. 응팔에나오는 식당 분위기랄까. ㅋㅋㅋ 둘 다 고소한 맛이 강했다.
이시절은 매우 바빴다. 인천에서는 근무시간이 너무 길었다. 퇴근해서도 개인시간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까스먹을 시간은 충분했다.
서울
잠시 서울에서 살았다. 신림에서 살았다. 신촌에서 교육을 듣기위해 자주 오고 갔다. 그곳에서 평소에 듣고싶었던 강좌를 들었고 돈까스도 자주 사먹었다. 규카츠라는걸 처음 먹었다. 돈까스의 소고기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돈까스 소스를 쓰지 않고 와사비와 간장, 소금에 찍어먹으며, 레어로 튀겨져서 나온다. 일본보다 한국에서 대중화된 요리라고 한다. 식사용이라기보다는 술안주 느낌이 강햇다
서울에서는 참 많은 경험들을 했다. 재즈 피아니스트의 콘서트에도 가보고, 복싱을 배웠고, 영화 비평과 소설에대한 강좌를 들었으며 힙합 콘서트도 직관했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고 여전히 맛있는 돈까스를 찾아 나서고 있다. 나의 앞날에 많은 돈까스가 있고
충분한 삶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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