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군복을 입으며 본문
1년만에 군복을 입었다. 옷장에 묵혀둔 전투복을 다시 입고, 전투모의 먼지를 툭툭 털어냈으며 전투화를 신기 위해 등산양말을 신었다. 다 차려입은 뒤, 거울 속에 나를 보니,
오래전의 내가 서 있었다.(외모가 변할리 없지 ㅋㅋㅋ)
예비군 훈련소로 이동하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옆자리에 앉은 노인이 나에게 현역인지 물어보았다. 나는 예비군이라고 대답했다. '요즘 예비군은 몇살까지 하는가?' 노인은 싱긋 웃으며 물어봤다.
예비군 훈련장에 도착했다. 인원을 파악한뒤에 바로 교육을 시작했다. 여러가지 교육이 있었고 끝난 뒤에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짬밥, 조미김, 건조한 치킨너겟등. 군복무 시절 자주 먹었던 밥과 반찬들이 등장했다.
제때 제때 밥이 나온다는게 얼마나 좋은것인지, 떠난 후에야 알았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에는 휴식시간 이었다. 20~30대의 아저씨들이 옹기종기 모여 축구를 시청했다. 한국과 파나마의 경기가 있었다. 서로서로 처음 보는 사람들이니 크게 소리는 지르지 못하고 다들 "오오,,오!" 거리면서 관람했다.
이건 또 그때랑 똑같네.
우리를 관리하는 책임장교도 옆에 서서 축구를 시청했다. 사관학교를 졸업한 중위였다. 항상 존칭을 쓰며 예비군 대원들을 친절하게 대했다.
이제 보니 딱 대기업 신입사원이네. ㅋㅋㅋ
시간은 금방 흘렀다. 3일이 지나고 모든 교육이 끝났다. 퇴소식에서 대대장은 맨 앞줄 대원들에게 수고했다며 악수를 건넸다. 예비군은 소집해제 되었다.
차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는 목적지를 말하며 같이 갈사람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나는 버스에 탔다. 그리고 지하철로 환승했다. 내가 서있는곳 앞 좌석에 할머니가 앉아있었다. 할머니는 자기가 곧 내린다며, 나에게 앉으라고 손짓했다. 나의 군복을 잡아땡겼다.
나는 그대로 쭈욱 앉아서 목적지에서 내렸다.
저녁시간이었다. 배가 고팠다. 집 앞의 국밥집에서 국밥을 주문했다. 주인 아주머니가 군복을 보며 환영했다.
"우리 아들이 3개월 전에 입대했어" 내 국밥에 고기를 듬뿍 넣어 주었다.
아주 든든하게 맛있게 먹었다.
다들 고마웠다.
다시 군복을 벗으며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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