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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00분 토론 20주년 방송이 있었다. 정말 재미있게 시청했다. 홍준표씨는 경상도 쌍남자 이미지로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유머감각이 좋아서 놀랬다. 유시민씨는 늘 그랬듯이 합리적인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20주년의 상징성 때문이었을까. 여려 명의 패널이 나오지 않고 각 진영을 대표하는 인물로 1명씩만 나왔다. 보수를 대표하는 홍준표. 진보를 대표하는 유시민. 그래서 진행 흐름이 꽤 깔끔했다. 현재 한국 사회의 쟁점인 조국, 공수처, 국민 분열 등의 주제로 두 사람은 치열한 토론을 주고받았다. 유시민 씨가 한 말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진영 논리를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였다. 사람 사는 세상이고, 의견이 양립하는 것은 당연하며. 서로의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홍준표..
정성일, 박찬욱, 남다은, 허문영 등의 영화 평론을 읽었었지만, 사실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읽어온 평론가는 이동진이다. 가장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는 평론가 이기도 하고 동시에 대중들의 눈높이에 잘 맞춰주는 평론가이기도 하다. 평론집이 나왔다고 해서 살펴봤더니 페이지수는 944pg. 가격은 무려 3만 9천원. 내용을 살펴보려고 했더니 책이 비닐 포장되었어서 읽을 수가 없었다.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에라이! 그냥 질렀다. 주말이 되어서야 읽기 시작했다. 평소 내가 좋아하는 영화인 , , 등의 글들을 우선적으로 읽었다. 내가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 생각, 추상적인 느낌들을, 그는 마치 사진기사처럼 선명한 모습으로 만든 뒤 나에게 되돌려주었다. 책이 워낙 두꺼우니 한 번에 다 읽을 필요는 못 느꼈다. 모..
서울에서 정찬성 VS오르테가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유튜브로 생중계되었다. 나의 고향인 부산에서 UFC가 개최되고 한국에서 기자회견이 벌어진다는 점이 정말 반가웠다. 신아영 아나운서가 중계 겸 번역을 맡았고 격투기 기자들이 질문을 했다. 한국에서 UFC가 개최되고 또 메인이벤트로 나서는 소감이 어떻느냐는 질문에 정찬성은 정말 기분 좋고 기다릴 수 없다고 대답했다. 오르테가에게 정찬성 선수의 장단점이 어떻느냐는 질문에 장점은 스탠딩, 단점은 주짓수라고 말했다. 그러자 정찬성이 자신의 장점이 오히려 그래플링이라고 대답했다. 기자회견의 분위기는 사진으로 알 수 있듯이 화기애애했다. 적대적인 분위기는 없었다. 편안했다. 12시에 UFC부산 티켓 오픈이 시작되었다. 예매를 하려고 했으나 남은 좌석의 가격이 25만원..
조커를 볼까 이 영화를 볼까 고민했다. 조커는 호아킨 피닉스가 나오고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 '보통'이라는 제목이 왠지 이끌렸다. 결과는 만족이었다.! '이터널 선샤인'이나 '만추'같은 정말 낭만적이고 영화 같은 설정은 나오지 않는다. 아주 현실적이며 아니 보통적이며, 때로는 지질하고, 우스꽝스럽다. 남주는 헤어진 전 여자 친구를 잊지 못하고. 술에 빠져 살며, 여주역 시 남모를 상처를 가지고 있다. 직장에서 만난 관계인 둘의 관계는 낭만적이라기보다는 엽기적인 상황이 많다.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남는다.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한 여주가 회사 사람들의 이성 관계에서 찌질한 장면들을 하나하나 짚어주는 장면이었다. 난장판이 되며 야단법석이 일어난다. 이 영화의 메시지 ..
몇 달 동안 정치 분야는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된 얘기들 뿐이었다. 여당과 야당은 극심하게 대립했고 관련된 뉴스 기사만 수십만 건이 나왔다.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뉜 시민 집회는 찬반으로 극심하게 대립했다. 왜 중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정치는 마치 장기와 같다. 순화된 전쟁이다. 조국은 법무부 장관이 되었고 본인이 주장한 검찰개혁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오늘 갑작스럽게 35일 만에 사퇴문을 내놓았다. 나는 평범한 20대 청년이고 굳이 따지자면 자한당을 싫어하는 입장이다.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이때까지 이어져온 사태를 열심히 지켜본 입장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권력을 쥔 기관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검찰 개혁은 시대적 소명..
솔직히 재미없었다. 시즌5는, 영국 하원의원이 된 셸비에게 고난이 닥치면서 시작된다. 고난의 종류로는 뉴욕 증권거래소의 붕괴, 가족 간의 분열, 파시즘의 위협 등이다. 이미 많은 것을 이루었기 때문에 점점 조직의 세력이 커지는 재미가 없고, 시즌4에서의 톰 하디나 애드리언 브로디 같은 매력적인 악역도 보이지 않았다. 야인시대에서 김두한이 국회의원이 된 후로, 야인시대가 현대역사 드라마로 변했다고 느꼈듯이 피키블라인더스 시즌5는 역사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토마스 셸비는 여전히 영리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다.
침착맨. calm down man. 요즘 제일 자주 보는 스트리머다. 사실 처음에는 본업이 만화가 인 줄도 몰랐다. 알고 보니 이말년 시리즈의 작가 이말년이었다. 이말년은 필명이고 본명은 이병건이다. 83년생 아저씨다. 트위치에서 활약한다. 주 종목은 게임이다. 게임 이외에도 주호민 작가와 함께하는 콘텐츠, 딸인 쏘영이 와 함께하는 산책이나 먹방, 사연 읽어 주기 등의 다양한 내용을 방송한다. 침착맨이라는 닉네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주 침착하다. 그런데 침착한 얼굴로 진지한 척하면서 어이없는 말을 자주 한다. 아주 웃기다. 팬들은 그런 현상을 '킹받는다'라고 표현한다. 혹은 수치심이 없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그것들이 이상하게 재미있고 매력적이다. 유튜브에서 접할 수 있는 '엄근진 토론'이나 '월드컵'시..
서양은 개인주의 국가이다. 동양은 가족주의 국가이다. 이런 널리 알려진 말들이 있다. 미국 드라마에서 개인이 아닌 가족을 주제로 다룬 드라마가 얼마나 될까. 기억나는 건 '모던 패밀리' 정도? 서구권에서는 아주 드문드문한 주제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는 미국 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엄청난 호평을 받고 있다. 심지어 는 모던 패밀리처럼 시트콤이 아닌 1화에 50분 정도 하는 정통 드라마이다. 그리고 12~13화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18~24화 정도의 긴 호흡을 가지고 있다. 서구권에서 '가족'을 주제로 하는 긴 호흡의 정통 드라마는 어떻게 최고가 되었을까? 1. 과거 / 현재 / 미래를 넘나드는 구성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사실 주인공이 없다. 자식 세대인 랜달, 케빈, 케이트 부모 세대인 잭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