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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들/Life

마라톤에 대하여

editor+ 2018. 9. 12. 08:29

마라톤에 대해 처음 알게된 것은 학생떄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통해서였다.

마라톤은 '달리기를 말할 떄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 같이 제목에서 직접 들어나는 책도 있고, 그의 수많은 다른 책 속에서도 곳곳에 언급된다. 그는 풀코스(42.195km)를 수십번 완주했다. 하지만 학생때는 

'그냥 이런게 있구나' 정도로만 알고, 직접 해보거나 자세한 참가 방법에대해서 알아 보지는 않았다.

 

처음 마라톤에 입문한 것은 군복무시절 한 '상사'를 통해서였다. 40살이 넘은 그는 침실에 여러개의 마라톤 메달을 걸어두곤 했다. 기러기 아빠인 그는, 거의 시간이 되는 주말마다 마라톤을 뛰었다. 그래서 나도 호기심 반으로 같이 뛰어보자고 물었는데,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마라톤은 크게 10km, 21km(하프) 42km(풀코스)가 있다. 처음 시작은 10km였다. 서울 동대문이었나. 계절은 늦여름 아니면 초가을 이었다. 처음 시작전에는 꽤 부담이 되었다. 여태까지 길게 뛰어봤던건 기껏해야 체력시험을 볼 때 뛰었던 3km였었는데.. 10km라니.. 할 수 있을까

 

마라톤을 뛰기전 '상사'는 공복으로 뛰면 좋지 않으니 간단하게 '초콜렛'을 먹자고 했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트윅스 2개를 사서 하나씩 나눠 먹었다. 그리고 간단하게 워밍업을 한 뒤, 시작 대열에서서 출발을 기다렸다.

 

대열의 사람들은 청년층보다는 중장년층이 더 많았다. 전부 '아줌마 아저씨 군단'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평균연령이 높았다. 나이들어서도, 나이가 많은 상태에서도 충분히 즐길수 있는 스포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 울렸다. '상사'와 나는 느린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리듬감 있는 호흡방법과, 시선처리, 페이스조절등에대해 설명해주었다. 도로만 보고 가지말고, 주변 경치도 즐기며 갈것을 당부했다.

 

하늘은 맑았고 바람은 시원했고 앞열에는 이쁜여자가 있었고 ㅋㅋ 천천히 바른 호흡으로 계속 뛰어나갔다. 그리고 같이 뛰니까 좀더 안정감이 있었다.

 

5km를 지나서는 서로 말없이 묵묵히 뛰었다. 다리가 조금 시큼거리긴 했지만 계속 뛰었다. 차근차근 1km씩 늘었다. 6,7,8, 9km를 넘고 결승선이 보일 지점에서는 전속력으로 뛰었다.

 

그리 어렵지 않게 완주했다. 완주 메달을 받았다. 처음 우려했던것과 불안했던것 모두를 이겨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이 아주 좋았다. 성취감과 상쾌함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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