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터 콜 사울 시즌4 본문
나는 '트루 디텍티브'나 혹은 '더 와이어' 최근 작품인 '웨스트 월드'까지. 진지하고 엄숙한 작품만이 진실되고 의미 있는 주제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프렌즈'나 '오피스' 최근 방영 중인 '모던 패밀리'같은 가벼운 시트콤은 물론 재미있지만 울림 있는 주제를 전달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베터 콜 사울을 시즌4까지 보면서 느낀 점은. (개인적으로 브배보다 훨씬 좋았다)
"오피스 급으로 웃긴데 작품의 깊이는 더 와이어 급이네"였다.
베터 콜 사울은 간단하고 단순한 드라마다.
'더 와이어'처럼 얽히고 얽힌 인간관계를 연결해 사회문제의 시스템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냥 '지미'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내세워서 지미가 가족과 동료 여자 친구와의 관계 속에 생기는 문제를 다룬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도 적다.
연출이 정말 좋다. 미장센들이 아주 클래식한데. 작품의 배경이 2000년대 초반이라 그런지 2000년대 초반 영화를 보는 느낌도 난다. 지미 맥길의 화려한 언변을 보여주는 각본도 기가 막힌 데다가 여자 친구로 나오는 킴의 연기도 아주 빼어나다.
브배 때도 그랬지만 사울 제작자는 이 드라마의 주제가 '인과응보'라고 한다. 그렇다. 매 시즌 1화의 오프닝에서는 신분 세탁하여 빵집의 매니저로 고독하고 불안하게 살아가는 지미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의 인과응보가 도덕적 잣대로만 사용되지는 않는 것 같다. 현재 시즌4까지 총 40화를 보면서. 지미의 행동과 결정에는 분명 이유가 있고 원인이 있다. 거기에는 동의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물론 결론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변호사가 되는 지미이지만. 40화에 이르는 그의 삶의 궤적을 두루 보면서 느낀점은 그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물론, 그는 죗값을 치른다. 하지만 시즌4까지 이르는 거대한 스토리를 보게 되면 느껴지는 감정은, 단순한 연민이 아니다. 선악으로 규정할 수 없는 좀 더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들이다. 한 명의 인간이 가지는 깊이와 복잡성을 이토록 훌륭하게 드러낸 드라마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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