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 본문
액션/스릴러 영화지만 동시에 재난영화 같다고 생각했다. 폭발물이 갑자기 터지면서 다른 사건을 지원하게 된 계기부터 해서, 새로 맡게 된 사건에서는 사건을 해결하기보다는 사건에 휘말리는 느낌까지. 분명 정의감을 갖고 뚝심 있게 행동하는 케이트지만. 결과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하지만 그것은 케이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극 중간중간에는 멕시코의 부패경찰이 나온다. 평범한 가정으로 묘사되는 그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극 중간중간에 갑자기 등장한다. 후반부에 요원에게 암살당한다. 아주 평범하게. 건조하게. 그리고 마지막 엔딩 부분에서 그의 아들이 축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역시나 평범하게.
CIA와 카르텔의 전투, 전쟁 등의 거대한 흐름들을. 영화는 멋있거나 웅장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어떤 부분은 의문투성을 남는다. 국경을 넘을 때의 총격씬도. 긴장감이 가득하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그들의 총격씬이 아니라 총격씬 후의 남은 시체였다. 지극히 건조하면서도 사실적인 것. 그런 요소들이 영화를 신뢰하게 만들어 준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수다스러운 영화는 아니고. 배우들의 눈빛과 몸짓 행동들이 많은 것을 말해주는 영화였다.
엔딩 바로 전에 에밀리와 베네시오가 테이블에서 대화를 나눴던 씬은 압권이었다. 에밀리의 표정. 끝내 수긍할 수밖에 없음의 무력감과, 이건 공정하지 못하다는 분노,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슬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표정으로 표현하는듯한 장면이었다.
여러가지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쾌감은 금방 사라지지만 질문은 오래도록 남는다.
'끄적끄적들 > 영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머의 루머의 루머 시즌1 (0) | 2019.09.13 |
---|---|
나르코스 멕시코 시즌1 (0) | 2019.09.04 |
마인드 헌터 시즌2 (2) | 2019.08.24 |
강철비 (0) | 2019.08.10 |
원펀맨 시즌 1 (0) | 2019.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