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끄적끄적들/영상 (48)
사실 삼국지의 구체적인 줄거리는 몰랐다. 우연찮게 유튜브에서 1화를 봤는데 재미있어서 웨이브에서 정주행 했다. 일단 신삼국지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새로운 해석이 있었다. 1화에서부터 조조라는 사람의 거침없는 매력을 보여주고, 유비의 도원결의 부분은 거의 잘라냈다. 어렸을 때는 단순히 유비가 선인, 조조가 악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조조는 영웅과 간웅을 넘나드는 복잡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그리고 호흡과 편집이 빠르다. 삼국지가 대서사시임에도 불구하고 늘어지는 부분없이 과감하게 생략할 부분은 생략하고 이야기를 빠르게 전개시킨다. 그리고 미드나 영드 같은 코쟁이 감성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동양 감성. 인, 의, 예, 충등의 감정을 충만하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래..
"여러 명의 게스트가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진솔하게 얘기한다."라는 플랫폼은 간간히 있어왔다. 하지만 이혼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중년 여성들이 주연으로 나오는 방송은 이번이 최초인 것 같다. 더군다나 이들은 연예계, 방송계에서 나름 잘 나가던 사람들이다. 방송으로 꺼내놓고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얘기들을 담담히 꺼내놓으며, 섣부른 동정을 바라지도 않고, 막연히 이겨냈다는 인상을 주지도 않는다. 그저 이런 아픔이 있고 동시에 ,이 아픔은 또 다른 누군가의 아픔일 수도 있지 않을까. 라며 조심스럽게 털어놓는다. 그리고 무거운 분위기를 유쾌하게 조정하는 탁월한 mc 신동엽은 또다른 주인공이다. 게스트들이 쉐어하우스에서 같이 생활하는 상황이다. 아직 3화 밖에 보지 못했지만, 김장도 같이 담그는 등의 일상적인 활동..
블랙코미디는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장르이다. 스탈린의 허무한 죽음과 그것을 둘러싼 권력 암투 현상을 지독하게도 코믹하게 표현했다. 지독한 풍자와 해학이 돋보였다. 후반부까지 웃긴 장면만 보여주었다. 그러나 마지막에 베리야가 숙청당한 뒤 시체가 한 줌의 재로 변하는 장면은 무척 서늘했다. 흐루쇼프를 맡은 스티브 부세미의 연기는 아주 능청스러웠다. 말렌코프의 어벙한 연기는 심각했으나 심각하지 않았다. 공산당 사상속에 개인적인 생각을 감추고, 다르게 표현하는 방식이 어찌나 웃기던지. 공산당 사상의 부조리함과, 부패한 권력을 비판하는 방식으로서. 블랙코미디라는 장르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2차 세계대전 패전국으로 일본은 전범재판을 받게 된다. 이 재판을 '극동 국제군사재판' 혹은 '도쿄재판'이라고 부른다. 관련해서 넷플릭스에서 다큐가 있어서 시청했다. 주인공들은 당시 재판에 참여했던 재판관들이다. 물론 실제 인물이 아닌,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나온다. 다큐는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위함이 아닌, 당시의 사건들을 충실하게 재현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이 다큐를 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당시 일본 천황은 '무죄'였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 천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미군정의 판단이 사전에 있었을 거라고 본다.) 그리고 중국 및 필리핀 등 아시아의 재판관들이 참석했던 것에 비해 한국은 독립국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재판관의 참석이 불가능했다. 재판관은 재판장을 비롯한 총 10명이었..
조커를 볼까 이 영화를 볼까 고민했다. 조커는 호아킨 피닉스가 나오고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 '보통'이라는 제목이 왠지 이끌렸다. 결과는 만족이었다.! '이터널 선샤인'이나 '만추'같은 정말 낭만적이고 영화 같은 설정은 나오지 않는다. 아주 현실적이며 아니 보통적이며, 때로는 지질하고, 우스꽝스럽다. 남주는 헤어진 전 여자 친구를 잊지 못하고. 술에 빠져 살며, 여주역 시 남모를 상처를 가지고 있다. 직장에서 만난 관계인 둘의 관계는 낭만적이라기보다는 엽기적인 상황이 많다.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남는다.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한 여주가 회사 사람들의 이성 관계에서 찌질한 장면들을 하나하나 짚어주는 장면이었다. 난장판이 되며 야단법석이 일어난다. 이 영화의 메시지 ..
솔직히 재미없었다. 시즌5는, 영국 하원의원이 된 셸비에게 고난이 닥치면서 시작된다. 고난의 종류로는 뉴욕 증권거래소의 붕괴, 가족 간의 분열, 파시즘의 위협 등이다. 이미 많은 것을 이루었기 때문에 점점 조직의 세력이 커지는 재미가 없고, 시즌4에서의 톰 하디나 애드리언 브로디 같은 매력적인 악역도 보이지 않았다. 야인시대에서 김두한이 국회의원이 된 후로, 야인시대가 현대역사 드라마로 변했다고 느꼈듯이 피키블라인더스 시즌5는 역사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토마스 셸비는 여전히 영리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다.
서양은 개인주의 국가이다. 동양은 가족주의 국가이다. 이런 널리 알려진 말들이 있다. 미국 드라마에서 개인이 아닌 가족을 주제로 다룬 드라마가 얼마나 될까. 기억나는 건 '모던 패밀리' 정도? 서구권에서는 아주 드문드문한 주제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는 미국 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엄청난 호평을 받고 있다. 심지어 는 모던 패밀리처럼 시트콤이 아닌 1화에 50분 정도 하는 정통 드라마이다. 그리고 12~13화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18~24화 정도의 긴 호흡을 가지고 있다. 서구권에서 '가족'을 주제로 하는 긴 호흡의 정통 드라마는 어떻게 최고가 되었을까? 1. 과거 / 현재 / 미래를 넘나드는 구성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사실 주인공이 없다. 자식 세대인 랜달, 케빈, 케이트 부모 세대인 잭과 ..
10대가 나오는 드라마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가벼운 연애나 기성세대와의 갈등, 혹은 학원액션 등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결말은 청춘은 아름답다. 라며 끝나는. 뻔한 전개가 전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평이 워낙 좋아서 호기심으로 시청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일단 한 가지 사건으로 시즌 하나를 통째로 이어간다. 그런데 전혀 지루함이나 늘어짐이 없다. 흥미진진하게 계속 시청하게 된다. 플롯이 아주 정교하게 짜여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원작이 소설이었다. 제이미 애셔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시작은 해나 베이커라는 여자애의 자살로 시작한다. 해나는 13개의 이유가 담긴 테이프 꾸러미를 남겼다.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클레이가 테이프를 들으며 원인이 된 이유..